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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큼 땅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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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 팀에 속한 최진상과 달인 개그맨 선생 그리고 애기독사 4년차 선생...스탭이 환자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대충 얼버무리다 호되게 당합니다.

회진때의 실제 상황은 어떻냐하면 해당 파트 인턴 선생님들이 회진 방을 앞장서서 안내하고 1년차 주치의들이 먼저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합니다. 아무개 환자 바이탈이 어떻고 헤모글로빈 얼마 헤마토크릿 얼마 등등 또는 무슨 환자 수술후(피오디라고 보통 얘기) 몇일째 입니다 등등....그런데 같은 파트의 윗년차들도 환자에 대해서 전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년차가 질문에 막히거나 하면 다른 윗년차가 재빨리 침묵의 시간이나 공백없이 바로 대답을 해야 무사히 넘어갑니다. 아무도 대답을 못하면 회진 분위기 참으로 흉흉해집니다. 병실에선 아니지만 스테이션에서 차트가 날라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암 환자들의 경우 본인이 알고 있는 분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도 있어서 회진때 위암이니 유방암이니 이렇게 얘기하진 않습니다. 드라마에선 이해를 돕기위해서 위암, 유방암이라고 얘기를 한 것으로 묘사가 되었지만 실제는 환자가 알아듣지 못하게 의학용어 약자를 사용하거나 영어로 얘기를 합니다. 환자가 사실 자신의 병을 알고 있다고 해도 회진때마다 위암이다 유방암이다 소릴 들으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없기때문입니다.

전공의 시절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겨서 정신이 없다보면 환자가 병실을 바꾼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채 회진을 돌게 되는 황당한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 회진때 환자 찾아 삼만리의 상황이 되고 전공의들 얼굴을 노란색으로 변하고 스탭들은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그리고 지난번 감상평에서도 잠시 밝혔지만 병원마다 4년차는 어느정도 예우를 해줍니다.드라마에선 4년차가 회진때  정강이를 걷어 차이지만 실제론 회진때 정강이를 걷어차이는 일은 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4년차가 혼나는 경우는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집중을 하는 수술중입니다. 수술 어시스트를 함에 있어서 집도하는 교수와  손발이 잘 맞지 않을 때 혼이 납니다.

아무튼 살벌한 독사의 출현으로 어린 독사가 졸지에 순한 양의 모습으로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밑에 사람 보는 앞에서 정강이를 걷어차이고...그리고 수술예정의 입원 환자들은 외래에서 진료한 스탭이 이미 이학적 검사를 전부 마친 상태이지만 전공의들이 다시 입원차트를 만들면서 이학적 검사를 전부 하여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진찰을 반복해서 자꾸 하게 되는 것이 환자들 입장에선 귀찮게 느껴지고 기분나쁘게 느껴질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그 목적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학병원과 같은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의 교육의 목적이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다른 의사에 의해서 같은 검사를 함으로써 미처 알아내지 못한 정보를 얻어내는 경우가 있어서 혹시라도 빠지는 부분을 방지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독사가 전공의들에게 환자의 액와임파선이 만져지는지 물었던 것인데 그걸 제대로 파악을 안하고 있으니 혼이 난 것입니다. 환자를 수술전에 설사를 시키는 처치를 했는데 환자가 설사를 몇번했는가를 물었는데 몰랐을 경우도 혼이 난 것 당연한 것입니다.

주치의는 환자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야 하루하루가 잘 넘어갑니다. 거기다가 수술이 끝나면 그 수술에 대한 수술 기록지도 작성해야 합니다. 수술이 끝나고 그날의 오후회진까지 전부 끝나도 환자의 다음날 처치나 투약에 대한 오더를 내야하므로 전공의들에게 언제 일과가 끝이란 개념자체가 사실 없습니다. 오더를 전부내고 오후 드레싱까지 끝내면 그날 수술한 기록지를 작성하고 그날 퇴원한 환자들 차트정리를 또 해야합니다. 그러다가 응급실에 응급환자가 오면 또 응급수술 준비를 해서 수술실로 들어가야 합니다. 오더를 내는 중간이든 드레싱을 하는 중간이든 모든 것을 일단 뒤로 미루고 응급수술이 우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못다한 일이 뒤로 미뤄져서 응급수술이 끝나고 나서 못다한 일을 하게됩니다. 정말 일이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실제 병원에서 보시는 전공의들의 모습은 후줄근하고 늘 잠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드라마처럼 말끔한 모습의 외과 전공의들은 구경하기 힘이듭니다. 저는 1년차때는 아침 7시에 수술방에 들어가서 그 다음날 저녁 6시에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24시간을 훌쩍 넘어서...나중에는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릴정도입니다. 당직하고나면 다음날 오프요? 그런거 없었습니다. 당직하고 난 다음날도 정상근무에 밀린 일 하다보면 집에 간다고 해도 새벽에 들어가서 2-3시간 있다가 다시 출근을 합니다. 오죽하면 제 아들 놈이 저를 보면 낯선 남자로 알고 울었겠습니까?

외과가  기피과가 되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의 상황은 쉽게 역전이 될 문제는 아닙니다. 정말 정부에서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135억 운운하며 생색내기 쑈만을 한다면 무너지는 외과를 돌려 세울 방법은 없어집니다. 드라마지만 의료계의 실상도 아주 조금은 제대로 알려져서 무너져가는 의료계의 모습에 대해 조금이나마 국민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됩니다.


오늘도 몇시간 있음 드라마를 또 볼 수가 있겠군요. 예고에서는 독사의 러브라인 얘기가 다뤄질 것 같던데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루어낚시를 좋아하는 외과의 황연근